2024 총선시민네트워크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10대 분야 46개 정책과제 발표 기자회견\'에서 분야별 과제를 현수막에 붙이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비례대표·공천 후보가 누구냐’는 것에만 각 정당이 몰두하고 있는 사이, 가장 중요한 정책과 공약은 실종되고 있습니다.”
총선을 22일 앞둔 19일 오전 11시, 전국 98개 시민단체·기구가 모인 ‘2024 총선시민네트워크(총선넷)’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각 정당이 총선 전에 조속히 마련해야 할 10대 분야 46개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총선넷은 10대 주요 정책 분야로 기후위기, 평화·안전, 여성·소수자 인권, 정치 개혁·민주주의, 언론·방송, 지역 균형, 노동·복지, 민생경제, 주거·부동산, 종교를 꼽고, 분야별로 시급하게 마련해야 할 구체적인 정책을 선정해 발표했다.
발표자로 나선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기후위기나 저출생·고령화 등 사회 구조적 문제들이 굉장히 심각해지고 있는데, 적대와 혐오만 남은 정치 때문에 한국 사회의 미래에 관한 논의들이 사실상 중단됐다”며 정책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먼저 평화·안전 분야 과제로 ‘병역제도 개편’이 꼽혔다. 이씨는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병역제도 개편이 매우 시급하다”며 상비 병력을 30만명으로, 복무 기간은 12개월로 단축하고 의무병과 지원병을 함께 운용하는 ‘징모혼합제’ 도입을 제안했다.
정치 개혁·민주주의 분야 최우선 과제로는 ‘대통령 권한 오남용 견제 입법’이 꼽혔다. 이씨는 “대통령이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시행령 통치’를 견제하고, 대통령의 사면권·인사권 남용을 막기 위해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제 개혁 정책으로 자치단체장 및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 지방검사장 주민 직선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여성·소수자 인권 분야 정책 과제로는 여성가족부 강화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이 꼽혔다. 오경진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2024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146개국 중 105위, 성별 임금 격차는 27년째 오이시디(OECD) 최하위권”이라며 성평등 정책 전담 부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기업 성평등 공시제 의무화, 유산유도제 필수 의약품 지정 등의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했다.
언론·방송 분야 정책 제안자로 나선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기자들을 향해 군사독재 시절 ‘회칼 테러’를 대통령실 수석이 언급하며 협박하기에 이르렀다”며 “더 이상 언론이 정권의 전리품처럼 이용되는 불행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3법 개정과 방송통신위원회 독립성 강화, ‘윤석열 정부 언론 탄압 진상 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총선넷은 이날 제안한 전체 정책 과제를 누리집에 공개하고, 일주일간 온라인 시민 투표를 통해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